먼저 결론입니다
없는 오행이 있어도 괜찮습니다. 다섯 가지가 모두 갖춰진 사주가 오히려 드뭅니다. 여덟 글자로 다섯 가지를 고르게 나누는 일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없다는 말은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자리를 다른 것이 대신 맡는다는 뜻입니다.
없다는 말에도 세 가지가 있습니다
같은 없음이라도 깊이가 다릅니다.
- 하늘 글자 넉 자에만 없는 경우. 땅 글자에는 있을 수 있습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뿐 안에 있는 것입니다
- 여덟 글자 어디에도 없는 경우. 그런데 땅 글자 안에는 작은 글자들이 숨어 있습니다. 거기에 들어 있으면 완전히 없는 것이 아닙니다
- 숨은 글자까지 하나도 없는 경우. 이것이 진짜 없는 것이고, 여덟 글자 중에서도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없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어느 없음인지부터 확인하시는 게 좋습니다. 셋은 읽는 법이 서로 다릅니다.
그림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저는 여덟 글자를 한 폭의 풍경으로 옮깁니다. 이때 없는 것은 그림에도 없습니다.
물에 해당하는 글자가 없으면 마른 땅으로 그립니다. 불이 없으면 해가 아직 뜨지 않은 어스름으로 그립니다. 나무가 없으면 풀 한 포기 없는 벌판이 됩니다.
예쁘게 메우지 않습니다. 없는 것을 그려 넣으면 그림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림을 그려 놓고 보면 없어서 못 쓰는 풍경은 없습니다. 다른 풍경일 뿐입니다.
없는 오행이 실제로 만드는 것
없는 것은 대개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그 영역을 남에게서 배웁니다. 내 안에 없으니 밖에서 가져옵니다. 그래서 그 분야 사람을 유난히 잘 알아보거나 그쪽 일을 하는 사람과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그 자리를 비워 두고 남은 힘을 한 곳에 몰아줍니다. 다섯을 조금씩 갖춘 사람보다 넷을 두껍게 가진 사람이 그 넷에서는 더 멀리 갑니다.
없는 것을 약점으로만 보면 이 두 가지가 안 보입니다.
자주 듣는 오해 셋
첫째, 색이나 이름으로 채운다는 말입니다. 빨간색을 입고 물 수 자가 들어간 이름을 쓰면 없는 오행이 채워진다는 얘기를 들어 보셨을 겁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여덟 글자는 태어난 순간에 정해진 것이고 색을 바꾼다고 글자가 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쪽을 의식하고 사는 일은 도움이 됩니다. 글자가 채워져서가 아니라 사람이 그쪽을 살피게 되기 때문입니다.
둘째, 돈 글자가 없으면 돈이 없다는 말입니다. 이건 사실과 다릅니다. 돈 글자가 없는 사람 중에 잘 버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버는 방식이 다릅니다. 손에 쥐고 굴리기보다 일 자체로 벌거나, 사람으로 벌거나, 자리로 법니다.
셋째, 없는 것이 곧 필요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없는 것이 아니라 균형을 잡아 주는 것입니다. 이미 넘치는 쪽을 덜어 내는 글자가 필요할 때도 많습니다.
그럼 언제 실제로 어려워지나
없어서가 아니라 몰려서 어려워집니다.
한 가지가 여덟 글자 중 넷이나 다섯을 차지하면 그 기운이 나머지를 눌러 버립니다. 그때는 없는 오행이 문제가 아니라 몰린 오행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시기가 있습니다. 몰린 쪽으로 또 몰아주는 해가 오면 그해에 그 성향이 세게 나옵니다. 그 시기를 미리 알면 크게 벌일 일과 몸을 사릴 일을 나눠서 잡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없는 오행을 세는 것보다 있는 것이 어떻게 놓였는지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무엇이 없는지는 표 한 장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표만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안 나옵니다. 있는 것들이 서로 어떻게 돕고 누르는지, 계절이 어디에 있는지, 어느 해에 어느 쪽이 세지는지를 함께 봐야 답이 나옵니다.
없는 것 때문에 걱정하고 계셨다면 그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