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 한 가지 기운이 너무 많으면

여덟 글자 중에 같은 기운이 서넛씩 몰려 있다는 말을 듣고 오신 분들이 계십니다. 많으면 센 것 아니냐고 물으시는데, 사주에서 어려워지는 자리는 대개 없는 쪽이 아니라 몰린 쪽입니다.

먼저 결론입니다

한쪽으로 몰린 것 자체는 흠이 아닙니다. 몰린 만큼 그쪽으로는 남보다 멀리 갑니다.

다만 그 기운을 받아 줄 자리가 여덟 글자 안에 있느냐가 갈림길입니다. 받아 줄 데가 있으면 큰 힘이 되고, 없으면 그 힘이 자기 쪽으로 되돌아옵니다.

없는 오행 쪽이 궁금하시면 사주에 없는 오행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몇 개부터 많은 건가

정해진 숫자는 없지만 대략 이렇게 봅니다.

  1. 여덟 글자 중 같은 기운이 셋이면 많은 편입니다
  2. 넷을 넘으면 확실히 몰린 것입니다
  3. 다섯 이상이면 나머지 기운이 거의 눌립니다

그런데 숫자만 세면 놓치는 것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어디에 있느냐입니다. 하늘 글자 넉 자에 셋 있는 것과 땅 글자 넉 자에 셋 있는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땅 글자가 더 무겁습니다. 하늘 글자는 드러나는 자리라 눈에 잘 띄지만 뿌리가 없으면 오래 못 갑니다. 땅 글자는 겉으로 잘 안 보여도 실제로 힘을 씁니다.

다른 하나는 계절입니다. 태어난 달이 그 기운의 계절이면 글자 수가 적어도 몰린 것으로 봅니다. 여름에 태어나면 불이 한 글자만 있어도 온 사주가 더워집니다. 겨울에 태어나면 물이 한 글자만 있어도 온 사주가 차가워집니다. 계절은 글자 하나가 아니라 배경 전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저는 여덟 글자를 한 폭의 풍경으로 옮깁니다. 기운이 몰린 사주는 그림을 그려 보면 바로 보입니다. 한 가지가 화면을 다 덮습니다.

나무가 많으면 빽빽한 숲이 됩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는 다 잘 자랐는데 서로 가려서 바닥까지 햇빛이 안 내려옵니다. 솎아 주거나 볕이 들어야 합니다.

불이 많으면 들판에 불이 번진 그림이 됩니다. 밝고 뜨겁습니다. 다만 태울 것이 떨어지면 꺼집니다. 받아 줄 흙이 있거나 식혀 줄 물이 있어야 오래 갑니다.

흙이 많으면 흙만 쌓인 벌판이 됩니다. 넓고 든든한데 씨앗이 묻혀 버립니다. 파 줄 연장이나 뿌리로 뚫고 올라올 나무가 있어야 합니다.

쇠가 많으면 쇳덩이만 쌓인 창고가 됩니다. 단단하고 값도 나가는데 그대로는 쓸 데가 없습니다. 씻어 흘려보낼 물이 있거나 녹여 그릇을 만들 불이 있어야 합니다.

물이 많으면 물이 넘친 들판이 됩니다. 어디로든 갈 수 있는데 어디에도 머물지 못합니다. 빨아올릴 나무나 막아 줄 둑이 있어야 합니다.

다섯이 다 다른 그림인데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많은 것을 없애는 쪽이 아니라 받아 줄 자리를 찾는 쪽으로 풀립니다.

같은 나무라도 갑목과 을목이 다르고, 같은 불이라도 병화와 정화가 다릅니다. 열 글자를 하나씩 본 것은 일간 열 가지 결에 적어 두었습니다.

받아 주는 방법은 둘입니다

몰린 기운을 다루는 길은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빼내 주는 길입니다. 그 기운이 낳는 쪽으로 흘려보냅니다. 나무는 불로, 불은 흙으로, 흙은 쇠로, 쇠는 물로, 물은 나무로 흘러갑니다. 싸우지 않고 물길을 터 주는 방식이라 대개 이쪽이 편합니다.

또 하나는 눌러 주는 길입니다. 그 기운을 이기는 쪽을 씁니다. 나무는 쇠가, 불은 물이, 흙은 나무가, 쇠는 불이, 물은 흙이 누릅니다. 빠르게 잡히는 대신 힘이 세게 부딪칩니다. 누르는 쪽이 너무 약하면 오히려 부러집니다.

그래서 몰린 기운이 아주 셀 때는 누르기보다 빼내는 편을 먼저 봅니다.

물이 넘치는데 작은 둑을 쌓으면 둑이 터지고 맙니다.

많다는 것은 재주이기도 합니다

몰린 기운은 그 사람의 가장 두꺼운 밑천입니다.

  1. 불이 많은 분은 사람 앞에 서는 일에서 유난히 잘합니다. 드러내고 데우고 끌어당기는 일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2. 쇠가 많은 분은 자르고 정하고 마무리 짓는 일을 잘합니다
  3. 물이 많은 분은 여기저기 흘러다니며 배우고 이어 주는 일을 잘합니다
  4. 나무가 많은 분은 새로 벌이고 키우는 일을 잘합니다
  5. 흙이 많은 분은 오래 버티고 품어 주는 일을 잘합니다

넉넉히 가진 쪽을 억지로 줄이려 들면 자기가 잘하는 쪽을 깎는 셈이 됩니다. 줄이는 쪽이 아니라 쓸 데를 찾아 주는 쪽이 먼저입니다.

실제로 힘들어지는 때

몰려 있다고 늘 힘든 것은 아닙니다. 시기가 겹칠 때 힘들어집니다.

10년마다 바뀌는 큰 계절과 해마다 바뀌는 작은 계절이 있습니다. 이 둘이 이미 몰린 쪽으로 또 몰아줄 때가 있습니다. 그때 그런 모습이 평소보다 크게 나옵니다.

불이 많은 분이 불이 더해지는 해를 만나면 마음이 급해지고 일을 크게 벌입니다. 물이 많은 분이 물이 더해지는 해를 만나면 마음이 자꾸 떠다니고 한 자리에 앉기가 어려워집니다. 흙이 많은 분이 흙이 더해지는 해를 만나면 무겁게 가라앉고 결정이 늦어집니다.

이건 나쁜 일이 생긴다는 말이 아닙니다. 평소보다 한쪽으로 기울기 쉬운 때입니다. 미리 알면 그 시기에 크게 벌일 일과 미뤄 둘 일을 나눠서 잡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감정서에서 이 부분을 가장 길게 씁니다.

자주 듣는 오해 둘

첫째, 많으면 센 것 아니냐는 말입니다. 많은 것과 쓸 수 있는 것은 다릅니다. 쇳덩이가 창고에 가득해도 불이 없으면 그릇 하나 못 만듭니다. 많은 것이 힘이 되려면 받아 줄 자리가 있어야 합니다.

둘째, 몰린 기운이 곧 직업이라는 말입니다.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불이 많다고 다 무대에 서지 않습니다. 몰린 기운을 어디로 빼내고 있느냐가 오히려 직업에 가깝습니다. 불이 많은데 흙으로 잘 빼내고 있으면 사람을 데워서 자리를 만드는 일 쪽으로 갑니다.

정리하면

기운이 몰렸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몇 개인지를 세기보다 이 셋을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1. 그 기운이 하늘에 있는지 땅에 있는지
  2. 태어난 계절이 그 기운을 더 키우고 있는지
  3. 받아 줄 자리가 여덟 글자 안에 있는지

셋을 같이 놓고 봐야 몰린 것이 힘인지 부담인지가 갈립니다. 표 한 장으로 개수만 세면 여기까지는 안 나옵니다.

많아서 못 쓰는 사주는 없습니다. 쓸 데를 못 찾은 사주가 있을 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한 가지 기운이 많으면 안 좋은 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몰린 만큼 그쪽으로는 남보다 멀리 갑니다. 그 기운을 받아 줄 자리가 여덟 글자 안에 있는지를 함께 봐야 좋고 나쁨이 갈립니다.
많은 기운을 줄이는 방법이 있나요
타고난 여덟 글자는 바뀌지 않습니다. 줄이기보다 빼내 줄 곳을 찾는 쪽으로 봅니다. 나무가 많으면 불 쪽 일을, 불이 많으면 흙 쪽 일을 하는 식으로 물길을 터 주는 방식입니다.
몇 개부터 많은 걸로 보나요
같은 기운이 셋이면 많은 편이고 넷을 넘으면 확실히 몰린 것으로 봅니다. 다만 태어난 달이 그 기운의 계절이면 글자 수가 적어도 몰린 것으로 읽습니다.

이어서 읽어보실 것

당신의 여덟 글자는 어떤 풍경일까요

태어난 순간의 여덟 글자가 한 폭의 풍경이 됩니다.
그 그림을 50페이지에 걸쳐 풀어 드립니다.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답을 드립니다. 그 밖의 시간에 남겨 주셔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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